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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이 생겼습니다 — 누런 종이에 그린 BENURD 브랜드 스토리

규칙을 먼저 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만들어보고 나니 기준이 남았습니다. 종이 한 장에서 슬로건과 컬러 여섯 개, 서체가 어떻게 정리됐는지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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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손으로 쓴 BENURD 브랜드 스토리 — 빨간 밑줄을 그은 BE NURD, BE YOU. 슬로건과 NURD가 무슨 뜻인지 적은 메모, 이름 후보들, 가운데 비니 쓴 인물 그림
RECORD 05 · 2026

BENURD의 브랜드 스토리는 누런 종이 한 장에 손으로 적은 문장에서 나왔습니다. 브랜드 컬러 여섯 개와 서체, 그래픽 요소도 그 종이에서 정리됐습니다. 옷과 폰케이스는 아직 시안이고 파는 물건은 없습니다.

지난 글에서 연습장을 만들어 그림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고 적었습니다. 그걸 한동안 채우고 나서 종이를 한 장 폈습니다. BENURD는 제가 스물두 살에 시작한 패션 브랜드이고, 그날 처음으로 하려는 게 뭔지를 글로 적어봤습니다.

브랜드 스토리를 누런 종이에 먼저 썼습니다

깨끗한 종이에 쓰면 잘 써야 할 것 같아서 손이 안 나갔습니다. 마트에서 받은 누런 종이가 눈에 들어와서 거기에 그렸습니다. 망쳐도 되는 종이라 오히려 손이 빨리 움직였습니다.

누런 종이에 손으로 그린 BENURD 브랜드 스토리 — 레터링, 캐릭터, 슬로건
누런 종이 한 장. 문장과 그림을 같이 올렸습니다.
누런 종이에 그린 BENURD 브랜드 스토리 속 인물이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짧은 반복 영상
누런 종이에 그린 브랜드 스토리 인물도 움직여 봤습니다.

가운데에 BENURD를 크게 쓰고 그 아래에 하고 싶은 말을 적었습니다. 주변은 그동안 노트에 흩어져 있던 이름 후보와 얼굴들로 채웠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정하던 종이에 있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브랜드 슬로건이 나온 자리

누런 종이에 적은 BENURD 슬로건 — BE NURD, BE YOU.
밑줄은 나중에 그은 것입니다.

종이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상하단 말을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NURD”가 되었다.

NURD는 원래 좋은 말이 아닙니다. 그 말을 그대로 가져다 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피하지 않고 이름으로 삼는 쪽이 저한테는 편했습니다.

유행이 아닌,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리가 만든 순간들이 모여 브랜드가 된다.
우린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니까.

맨 아래에는 NORMAL IS BORING. BE NURD. BE HIP. BE YOU.라고 썼습니다. 줄여서 BE NURD, BE YOU.가 됐습니다. 브랜드 슬로건은 이렇게 정해졌습니다. 로고 아래에 적힌 것은 BE NURD, BE YOURSELF. 입니다.

누런 종이에 그린 BE NURD 전신 룩 — 상의와 바지에 글자를 나눠 넣은 스케치
옷에 글자를 어떻게 나눠 넣을지도 이때 정했습니다.

결국 규칙이 생겼습니다 — 브랜드 컬러와 서체

정리한 종이를 다시 보니 쓰던 것들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브랜드 컬러는 여섯 개, 글씨는 손으로 쓴 한 벌, 반복해서 그린 그래픽 몇 개. 정하려고 앉은 게 아니라 그려놓고 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서체를 정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손으로 쓴 글자를 한 벌로 모아둔 것이고, 로고는 여전히 그날 손에 잡히는 펜으로 씁니다. 쓸 때마다 굵기가 다른 건 그대로입니다. 모아둔 건 "이렇게 써왔다"는 기록이지 지켜야 할 틀이 아닙니다.

BENURD 브랜드 스토리 정리 시트 — 슬로건, 컬러 팔레트,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요소
종이에 있던 것을 한 장으로 옮겨 정리했습니다.
BENURD 컬러 팔레트와 타이포그래피 — 검정부터 크래프트 베이지, 빨강까지 여섯 색
색 여섯 개. 검정에서 크래프트 베이지까지, 빨강 하나.

규칙을 먼저 정하지 않기로 한 글에서 언젠가는 기준이 생길 거라고, 그건 책상에서 정할 수 없고 만들어봐야 안다고 적었습니다. 그 말을 취소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기다리던 게 이렇게 왔습니다. 먼저 정한 게 아니라 그리고 나서 남은 것이라 지킬 만하다고 봅니다.

툴로 옮겨봤습니다

종이에 있는 걸 디자인 툴로 한 장에 모아봤습니다. 손으로 그린 것과 화면에서 정리한 것이 얼마나 다른지 보고 싶었습니다.

디자인 툴로 정리한 BENURD 브랜드 보드 — 브랜드 스토리, 핵심 가치, 의류 시안
디자인 툴로 만든 시안입니다. 실제로 제작한 옷이 아닙니다.
BENURD 핵심 가치 세 가지 — BE YOURSELF, BE IMMERSED, BE DIFFERENT
핵심으로 남긴 세 가지.

핵심은 세 개로 줄었습니다. BE YOURSELF(나다움을 존중한다), BE IMMERSED(몰입을 즐긴다), BE DIFFERENT(다름을 디자인한다). 옷의 방향도 다섯 줄로 적어뒀습니다 — 스트릿 무드, 오버핏 실루엣, 핸드드로잉 그래픽, 모노톤 컬러 베이스, 유니섹스 디자인.

여기 있는 옷은 전부 시안입니다. 실물로 만들어본 건 티셔츠 두 장(흰색·스카이 블루)뿐이고, 이 화면들은 제작한 적도 파는 것도 없습니다. 그린 것을 옷 위에 올리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려고 만든 화면입니다.

낙서가 옷이 되면

BENURD 룩 시안 — BE NURD 얼굴 그래픽 후드와 BE, NURD 패치를 넣은 팬츠
같은 그림을 옷에 올려본 시안입니다. 오른쪽 아래가 원본 종이입니다.
누런 종이에 그린 원본 스케치 — Hood 화살표와 Jen이라고 적힌 전신 그림
원본에는 Hood라고 화살표를 그어두었습니다.

종이에서는 화살표로 Hood라고만 적어둔 부분이 실제 후드가 되고, 바지에 세로로 나눠 쓴 BENURD는 패치가 됐습니다.

BENURD 팬츠 시안 디테일 — BE와 NURD를 세로로 나눠 넣은 패치
글자를 세로로 나눠 넣은 것도 종이에 있던 그대로입니다.

얼굴 그래픽은 눈 하나를 점으로, 하나를 동그라미로 그린 그대로 갔습니다. 바지 끝의 해 캐릭터와 소매 안쪽의 작은 빨간 하트도 종이에 있던 것입니다. 이름도 없이 그렸던 얼굴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공책에 그린 낙서를 폰케이스에 올려봤습니다

옷만 생각하다가, 매일 손에 드는 물건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공책에 낙서를 한동안 계속 채웠습니다.

BENURD 낙서로 가득한 공책 옆에 놓인 폰케이스 시안
공책을 채우다가 그중 몇 개만 골라 옮겼습니다.

매번 다시 나오는 것들만 남겼습니다. BENURD 레터링, 비니 쓴 캐릭터, 안경, 토끼. 투명 케이스라 종이 대신 뒷면이 배경이 됩니다. 여백을 그대로 쓸 수 있어서 낙서와 잘 맞았습니다.

BENURD 폰케이스 시안 — 투명 케이스에 올린 레터링과 캐릭터 낙서
디자인 툴로 만든 시안입니다. 실제로 제작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이 시안에는 브랜드 컬러 여섯 개 중 세 개만 썼습니다. 검정, 회색, 빨강. 빨강은 레터링을 감싸는 원 하나에만 넣었습니다. 작은 물건이라 색을 다 쓰면 지저분해질 것 같았습니다.

폰케이스 시안 구성 — 메인 로고, 캐릭터, 태그라인 세 덩어리
로고 · 캐릭터 · 태그라인 세 덩어리로 나눴습니다.

배치는 세 덩어리로 나눴습니다. 가운데에 로고, 오른쪽 위에 캐릭터, 아래에 NURDBE HIP, NO N. NURDBE 태그라인. 셋 다 이름을 찾던 종이에 이미 있던 것들입니다.

손에 든 BENURD 폰케이스 시안
손에 들었을 때 크기를 보려고 만든 컷입니다.

굿즈를 팔 생각으로 만든 건 아닙니다. 같은 그림이 종이에서, 옷에서, 손바닥만 한 물건에서 각각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세 번 다 다르게 보였습니다.

종이에서 물건으로

다음은 이 시안 중 하나를 실제로 만들어보는 일입니다. 옷이든 케이스든 하나면 됩니다. 첫 티셔츠를 한 장 찍어봤을 때 종이에서 안 보이던 게 옷에서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만들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스티커부터 뽑아 물건에 붙여봤습니다. 그 다음에는 종이에 그렸던 민소매 티를 시안까지 고쳤습니다.

연습장 나머지 여섯 장도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올리겠습니다.

STILL CREATING

브랜드 스토리 쓸 때 제가 한 것 정리

브랜드 스토리 쓰는 법을 배운 적은 없습니다. 종이를 한 장 펴놓고 실제로 한 일은 다섯 가지였습니다. 순서대로 적어둡니다.

  1. 망쳐도 되는 종이에 쓴다깨끗한 종이에 쓰려니 잘 써야 할 것 같아 손이 안 나갔습니다. 마트에서 받은 누런 종이에 쓰니 손이 빨리 움직였습니다.
  2. 하고 싶은 말을 길게 다 적는다짧게 만들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줄이는 건 나중 일이라 일단 다 적었습니다.
  3. 반복해서 나오는 말만 남긴다다 적어놓고 보니 계속 다시 나오는 말이 있었습니다. “NORMAL IS BORING. BE NURD. BE HIP. BE YOU.”를 줄여 “BE NURD, BE YOU.”가 됐습니다.
  4. 흩어져 있던 것을 한 장에 모은다가운데에 이름을 크게 쓰고, 주변은 그동안 노트에 흩어져 있던 이름 후보와 얼굴들로 채웠습니다.
  5. 정하지 말고, 모아놓고 남은 걸 본다컬러 여섯 개와 손글씨 한 벌은 정하려고 앉아서 정한 게 아닙니다. 그려놓고 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정리한 핵심 세 가지와 옷의 방향 다섯 줄은, 나중에 브랜드 기획서 열 가지 질문에 답할 때 다시 꺼냈습니다.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브랜드 스토리는 어떻게 만드나요?

저는 종이에 손으로 먼저 썼습니다. 화면에서 시작하면 문장을 다듬느라 진도가 안 나갔는데, 망쳐도 되는 종이에 쓰니 하고 싶은 말이 그냥 나왔습니다. 문장을 다 적고 나서 그 안에서 반복되는 말을 골라 슬로건으로 줄였습니다. 정답은 모르지만 저한테는 이 순서가 맞았습니다.

브랜드 슬로건은 어떻게 정하나요?

짧게 만들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길게 다 적어두고, 그중 계속 다시 나오는 말을 남겼습니다. 저는 “NORMAL IS BORING. BE NURD. BE HIP. BE YOU.”를 적어놓고 줄여서 “BE NURD, BE YOU.”로 갔습니다. 로고 아래에 적힌 것은 “BE NURD, BE YOURSELF.” 입니다.

브랜드 컬러는 몇 개가 적당한가요?

BENURD 브랜드 컬러는 여섯 개입니다. 검정, 진회색, 회색, 연회색, 크래프트 베이지, 빨강. 정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그동안 쓰던 것을 세어보니 여섯이었습니다. 빨강만 포인트로 하나 두고 나머지는 무채색입니다.

디자인 가이드를 안 만든다고 하지 않았나요?

먼저 만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긴 건 먼저 정한 기준이 아니라 그려놓고 보니 남아 있던 것들입니다. 순서가 반대라 지킬 만하다고 봅니다.

이 옷은 살 수 있나요?

이 옷은 아직 살 수 없습니다. 이 글에 있는 옷과 폰케이스는 전부 디자인 툴로 만든 시안입니다. 실물로 만들어본 것은 티셔츠 두 장(흰색·스카이 블루)뿐이고 그것도 팔지 않았습니다. 하나씩 만들어볼 생각이고, 만들면 그 과정도 여기에 적겠습니다.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지 파는 것은 아직 생각해둔 것이 없습니다.

종이에 그린 걸 옷으로 어떻게 옮기나요?

저는 종이에 옷 모양을 먼저 그리고 그 위에 글자와 그림을 배치했습니다. 후드는 화살표로 표시하고, 바지에 들어갈 글자는 세로로 나눠 적었습니다. 그 배치를 그대로 옮기니 시안에서도 자리가 맞았습니다.

NURD는 무슨 뜻인가요?

영어 NERD를 다르게 쓴 말입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듣던 말을 그대로 가져와 브랜드 이름으로 삼았습니다. 자기 세계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고 있습니다.


브랜드 서체는 어떻게 정하나요?

저는 서체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손으로 쓴 글자를 한 벌로 모아 뒀을 뿐이고, 로고는 여전히 그날 손에 잡히는 펜으로 씁니다. 쓸 때마다 굵기가 다른 것도 그대로 둡니다. 모아 둔 건 “이렇게 써 왔다”는 기록이지 지켜야 할 틀이 아닙니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어떻게 줄이나요?

저는 세 개로 줄였습니다 — BE YOURSELF(나다움을 존중한다), BE IMMERSED(몰입을 즐긴다), BE DIFFERENT(다름을 디자인한다). 옷의 방향은 따로 다섯 줄로 적어 뒀습니다: 스트릿 무드, 오버핏 실루엣, 핸드드로잉 그래픽, 모노톤 컬러 베이스, 유니섹스 디자인.

낙서를 폰케이스에 올리려면 어떻게 하나요?

공책을 한동안 채운 다음 매번 다시 나오는 것만 골랐습니다. 저는 BENURD 레터링, 비니 쓴 캐릭터, 안경, 토끼가 남았습니다. 투명 케이스는 뒷면이 배경이 되어 여백을 그대로 쓸 수 있어 낙서와 잘 맞았습니다.

작은 물건에는 브랜드 컬러를 몇 개나 쓰나요?

저는 여섯 개 중 세 개만 썼습니다 — 검정, 회색, 빨강. 빨강은 레터링을 감싸는 원 하나에만 넣었습니다. 작은 물건이라 색을 다 쓰면 지저분해질 것 같았습니다.

굿즈 배치는 어떻게 잡나요?

세 덩어리로 나눴습니다. 가운데에 로고, 오른쪽 위에 캐릭터, 아래에 태그라인. 셋 다 이름을 찾던 종이에 이미 있던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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