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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URD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 — 스물두 살의 낙서 한 장

NURDPOP, NURD BEN, NU NURD. 소리 내어 읽어보고 입에 안 붙는 것부터 지웠습니다. 네이밍을 배우고 한 것도 아니라, 메모는 아직 물음표로 끝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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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URD 대형 손글씨 레터링 — 스물두 살이 낙서 한 장에서 정한 패션 브랜드 이름
RECORD 01 · 2026

BENURD(비너드)는 BE + NURD입니다. “너드가 되자”는 뜻입니다. 남들이 다 입는 옷 대신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보려고 지은 이름입니다. A4 한 장에 이름을 스무 번 넘게 고쳐 쓰다가 마지막에 빨간 펜으로 하나에 원을 그렸는데, 그게 BENURD였습니다.

첫 글로 무엇을 쓸지 한참 고민하다가, 브랜드 이름을 정하던 그 종이 이야기부터 적기로 했습니다. 아직 제품은 하나도 없고 그림 몇 장이 전부라 보여줄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여기가 출발점이었다는 건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스무 살을 넘기면서 진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패션 브랜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리는 것뿐이어서, 하얀 종이를 펴 놓고 스케치와 낙서를 해 봤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은 그다음에 따라왔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

BENURD 이름의 뜻을 적은 손글씨 노트 — BE NURD, 너드가 되자, 스물두 살의 브랜드 네이밍 기록
이름을 정하면서 적어둔 메모. 물음표로 끝나 있습니다.
이름이 확정된 낙서 지면 — 빨간 원을 두른 BENURD 레터링과 노트의 얼굴이 움직이는 짧은 반복 영상
이름을 찾던 그 노트의 얼굴입니다. 그림은 그대로 두고 움직였습니다.

그때 노트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옷은 대중적인 이미지가 아니니까 BE. NURD.”

NERD가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말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나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만들고 싶은 옷의 방향과 맞았습니다. 모두가 좋아할 옷을 만들 자신은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저 메모는 물음표로 끝납니다. “이런 뜻?” 하고 멈춰 있습니다. 확신이 있어서 정한 이름이 아니라, 이게 맞나 싶어서 적어본 것이었습니다. 그 물음표를 지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한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워진 브랜드 이름 후보들이 종이에 남아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 이름을 찾던 낙서 A4 한 장 — 청소년의 꿈에서 시작한 브랜드 디자인 스케치
이름을 찾던 A4 한 장. 지운 것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글씨체를 바꿔가며 같은 이름을 계속 적었습니다. 정답을 찾았다기보다, 아닌 것을 하나씩 지워나간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탈락한 브랜드명 후보 손글씨 — NURDPOP, NURD BEN, NURDBEHIP, NU NURD
남지 못한 이름들.

NURDPOP, NURD BEN, NURDBEHIP, NU NURD. 적어놓고 하나씩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입에 붙지 않는 것이 있었고, 그런 건 바로 지웠습니다.

왜 아니었는지는 지금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읽었을 때 느낌이 맞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 느낌이 어디서 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은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빨간 원으로 확정된 BENURD 대형 손글씨 레터링 — 낙서에서 나온 브랜드 로고 원형
하나만 붉게 남았습니다.

그러다 하나에 빨간 펜으로 원을 그렸습니다. 대단한 근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날 그것이 가장 나아 보였습니다. 그 종이는 아직 갖고 있습니다.

펜 굵기가 매번 다른 이유

두꺼운 펜을 들고 싶으면 들고 글씨도 크게 쓰겠다고 적은 손글씨 노트 — 디자인 철학
규칙을 정하지 않겠다고 적어둔 메모.

이것도 그때 적어둔 메모입니다.

“갑자기 두꺼운 펜을 들고 싶으면 들고, 글씨도 더 크게 쓰고 싶으면 쓰고.”

로고 글씨의 굵기가 매번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폰트를 정해두지 않고 그날 손에 잡히는 펜으로 썼습니다. 조금 삐뚤어도 그날 그리고 싶었던 모양이라면 그것도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칙을 먼저 세우면 작업이 편해질 겁니다. 다만 아직은 세우지 않으려 합니다. 그 이야기는 브랜드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지 않기로 한 글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그림을 옷으로 옮기는 일

티셔츠 도식과 비니를 쓴 캐릭터 스케치 — 그림을 옷으로 옮기는 패션 디자인 과정
같은 종이에 있던 티셔츠 도식과 비니 쓴 캐릭터, 그리고 WHERE TO THE FASION.

같은 종이 오른쪽에는 티셔츠를 그려두었습니다. 옆에 “WHERE TO THE FASIO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철자가 틀렸지만 이 종이에서는 고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때 쓴 그대로가 기록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나중에 티셔츠에 올릴 때는 고쳐서 넣었습니다.

비니를 쓴 캐릭터도 이 종이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지금 로고에 들어가 있는 얼굴입니다. 이름도 없이 그려본 것인데 계속 그리게 되었습니다. 이 얼굴이 어떻게 브랜드 캐릭터가 됐는지는 다음 글에 적었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은 제대로 배우고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낙서가 먼저 있었고 거기서 이름이 나왔고, 그다음에 이것이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이 실제 옷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원단도 봉제도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완성된 것만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종이 한 장씩, 그날 무엇을 그렸고 무엇을 고쳤는지 남겨두려 합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었을 때 여기서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BENURD가 하려는 것

여기까지가 이름 이야기입니다. BENURD는 스물두 살이 시작한 패션 브랜드이고, 이름은 “너드가 되자”는 뜻입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옷보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과 감각을 옷으로 옮기는 쪽을 택하려고 합니다.

또래 중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하고 싶은 건 있는데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 저도 그 자리에 있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리는 걸 멈추지 않으면 뭔가는 남는다는 건 알게 됐습니다. 이 종이 한 장이 그 증거입니다.

앞으로 이곳에 올릴 것은 세 가지입니다. 손으로 그린 스케치, 그것을 옷으로 옮기는 디자인 컨셉, 그리고 만들면서 바뀐 생각. 완성본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사이의 기록도 남겨두려 합니다.

이 종이의 낙서를 그대로 옮겨 찍은 BENURD 첫 티셔츠 실물
이 글을 쓰고 얼마 뒤에 나온 첫 장.

이 글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티셔츠 한 장이 나왔습니다. 위에 있는 낙서들을 그대로 옮겨 찍은 것입니다.

다만 잘 나왔다고는 못 하겠습니다. 옷으로 옮기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첫 티셔츠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아직 팔지는 않습니다.

이 종이에 적어둔 말들은 나중에 브랜드 스토리 한 장으로 정리됐습니다. 티셔츠를 만들어보고 나서 그림을 다시 배우기로 했습니다. 연습할 종이를 직접 만들어 하나씩 채우는 중입니다. 이 종이에 있던 그림들은 나중에 스티커로 뽑아 폰과 게임기에 붙여봤습니다.

이날의 이야기는 About에 4컷 만화 1화로도 그려뒀습니다.

STILL CREATING

브랜드 이름 정할 때 제가 한 것 정리

정답은 모릅니다. 브랜드 네이밍을 따로 배우고 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 종이 한 장에서 실제로 한 일은 네 가지였습니다. 같은 자리에 계신 분이 있을 것 같아 순서대로 적어둡니다.

  1. 후보를 많이 적는다A4 한 장에 스무 번 넘게 고쳐 썼습니다. 좋은 걸 찾기보다 많이 늘어놓는 게 먼저였습니다.
  2. 소리 내어 읽는다적어놓고 하나씩 읽어봤습니다. 입에 안 붙는 건 그 자리에서 지웠습니다. 눈으로만 볼 때는 몰랐습니다.
  3. 글씨를 바꿔가며 다시 써본다같은 이름을 얇은 펜, 굵은 펜으로 계속 썼습니다. 로고가 될 이름이라 모양으로도 봐야 했습니다.
  4. 아닌 것을 지우다 남은 걸 고른다마지막에 하나에 빨간 펜으로 원을 그렸습니다. 대단한 근거는 없었고, 그날 그게 가장 나아 보였습니다.

메모는 물음표로 끝나 있습니다. 확신이 있어서 정한 이름이 아니라 이게 맞나 싶어서 적어본 것이었습니다. 그 물음표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이 종이의 한글 표기 물음표는 한참 뒤 브랜드 기획서 첫 질문에서 다시 나옵니다. 그때도 답을 못 정했습니다.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브랜드 이름은 어떻게 정하나요?

저는 종이 한 장에 후보를 계속 적었습니다. 글씨체를 바꿔가며 스무 번 넘게 썼고, 적어놓은 걸 하나씩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입에 붙지 않는 것부터 지웠고 마지막에 하나만 남았습니다. 왜 그게 남았는지는 지금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걸 찾아내기보다 아닌 걸 그만두는 쪽이 빨랐습니다.

패션 브랜드를 처음 시작할 때 뭐부터 해야 하나요?

패션 브랜드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정답은 모릅니다. 저는 컨셉이나 무드보드보다 그리는 것을 먼저 했습니다. 검색해보면 컨셉을 정하고 가이드를 짜라고 나오는데, 정리할 게 있어야 정리를 하지 그때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몇 장 그리고 나니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BENURD는 무슨 뜻인가요?

BE와 NURD를 붙인 말로 “너드가 되자”는 뜻입니다. NERD를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말로 받아들였고, 남들이 다 입는 옷보다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겠다는 태도를 이름에 담았습니다. 2026년 이름을 정할 때 노트에 “내가 추구하는 옷은 대중적인 이미지가 아니니까”라고 적어두었습니다.

BENURD는 어떻게 읽나요?

“비너드”라고 읽습니다. 한글로는 비너드, 영문 표기는 BeNurd, 로고 워드마크는 대문자 BENURD입니다. 세 표기 모두 같은 브랜드를 가리킵니다.

브랜드 이름 후보는 어떻게 걸러냈나요?

적어놓고 하나씩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입에 붙지 않는 것부터 지웠고 NURDPOP, NURD BEN, NURDBEHIP, NU NURD가 그렇게 빠졌습니다. 왜 아니었는지는 지금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읽었을 때 느낌이 맞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BENURD는 언제 시작됐나요?

BENURD는 2026년에 시작했습니다. A4 한 장에 이름을 스무 번 넘게 고쳐 쓰다 빨간 펜으로 하나에 원을 그린 날이 사실상의 시작입니다. 정식 창립일을 따로 정하지 않아 날짜는 특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옷을 만드나요?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실물로 만들어본 것은 티셔츠 두 장(흰색·스카이 블루)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시안입니다. 다만 방향은 브랜드 스토리를 정리하면서 다섯 줄로 적어뒀습니다 — 스트릿 무드, 오버핏 실루엣, 핸드드로잉 그래픽, 모노톤 컬러 베이스, 유니섹스 디자인. 직접 그린 캐릭터와 손글씨를 옷에 올려보려는 단계이고, 원단과 봉제는 배우는 중입니다.

BENURD는 지금 파는 제품이 있나요?

아직 판매하는 제품은 없습니다. 매장도 컬렉션도 없습니다. 다만 낙서를 얹은 티셔츠는 두 장 실제로 만들어봤습니다. 팔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옷 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려고 만든 첫 장입니다. 스케치와 디자인 컨셉, 만들어가는 과정은 benurd.com에 계속 기록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로고 글씨 굵기가 매번 달라도 되나요?

저는 그렇게 두고 있습니다. 폰트를 정해 두지 않고 그날 손에 잡히는 펜으로 씁니다. 노트에 “갑자기 두꺼운 펜을 들고 싶으면 들고, 글씨도 더 크게 쓰고 싶으면 쓰고”라고 적어 뒀고,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조금 삐뚤어도 그날 그리고 싶었던 모양이면 그것도 기록이라고 봅니다.

브랜드 이름을 정할 때 확신이 없어도 시작해도 되나요?

저는 확신 없이 시작했습니다. 이름을 적어 둔 메모는 “이런 뜻?” 하고 물음표로 끝납니다. 그 물음표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한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NERD라는 말을 브랜드 이름에 써도 괜찮나요?

NERD가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말인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쁘게 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제가 만들고 싶은 옷의 방향과 맞았습니다. 모두가 좋아할 옷을 만들 자신도,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적어둔 글씨에 오타가 있으면 고쳐야 하나요?

저는 종이에 있는 것은 그대로 뒀습니다. 그 종이에는 “WHERE TO THE FASION”이라고 철자가 틀린 채로 적혀 있는데 고치지 않았습니다. 그때 쓴 그대로가 기록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나중에 티셔츠에 올릴 때는 고쳐서 넣었습니다.

그림을 먼저 그리고 브랜드를 시작해도 되나요?

저는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은 제대로 배우고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낙서가 먼저 있었고 거기서 이름이 나왔고 그다음에 나머지가 따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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